'먹튀 논란' 국일제지 회생절차 개시…새 주인 찾을까

입력 2023-04-14 18:27   수정 2023-04-15 01:12

상장폐지 기로에 선 국일제지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업계에선 국일제지가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지 주목하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3일 국일제지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공동관리인으로는 이용호 국일제지 대표와 김종철 씨를 선임했다.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 목록 제출 기한은 오는 27일,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7월 13일까지다. 국일제지 측 회생절차 업무를 맡은 조동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재판부가 채권자 목록과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짧게 정한 만큼 신속하게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8년 설립된 국일제지는 특수지와 산업용지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국내 담배용 박엽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창업주 최영철 회장의 둘째 아들 최우식 전 국일제지 대표가 2018년 설립한 그래핀 개발·제조기업 ‘국일그래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13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그다음 날인 14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1주일 후인 21일엔 외부감사인이 감사 의견을 거절하면서 상장폐지 사유도 발생했다.

45년 역사의 제지기업이 위기를 맞은 데는 신사업 투자를 위해 무리하게 돈을 끌어 쓴 가운데 경영진의 불투명한 의사 결정 방식이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최 전 대표는 지난해 보유 지분 4100만 주(지분율 32.1%)를 담보로 대부업체로부터 290억원을 대출받으면서 공시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대출 사실은 대부업체가 지난달 6~8일 국일제지 주식 611만 주를 반대매매로 장내에서 팔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최 전 대표도 비슷한 시기 보유 주식 260억원어치를 장내에서 내다 팔았다. 그는 지난달 8일엔 보유 주식 약 3188만5000주(23.99%)를 357억원에 스포츠용품업체 디케이원에 매각하는 계약도 체결하는 등 마지막까지 회사 주식을 현금화하려 노력했다.

양측의 계약은 불발됐지만, 계약 당일 최 전 대표는 1차 물량인 988만5000주를 매도해 98억원을 손에 쥐는 데 성공했고 불발된 계약으로 인한 피해는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갔다. 지난달 3일 2110원이던 국일제지 주가는 800원까지 내려간 상태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최 전 대표는 논란 끝에 지난달 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그래핀 회사에 수십억원을 투자했지만 지금까지 시제품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영 상황이 더 나빠지면서 대출 상환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채무자 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선 회사를 매각할 새 주인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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